'내란의 저승사자' 이진관 부장판사, 尹에 예상 뒤집고 유죄
한덕수·박성재에 구형 뛰어넘는 징역 23년·25년 선고
단호한 재판 지휘 주목…"김건희 상고심 지켜봤어야" 지적도
내란 사건에서 잇따라 특검팀 구형량을 뛰어넘는 중형을 선고해 '내란 사건의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진관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
그가 13일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에선 김건희 여사에 대한 다른 재판부의 1·2심 무죄 결론과 달리 공범 관계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올해 1월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지난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내란 특검의 구형량은 각각 징역 15년, 징역 20년이었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 1심에서 12·3 비상계엄을 내란이자 '친위 쿠데타'로 규정했다.
양형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에선 비상계엄을 막은 주역으로 '국민의 용기'를 언급하며 수초간 말을 잇지 못하며 울먹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한덕수 전 총리는 이후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받았다.
이진관 부장판사는 재판 지휘 과정의 단호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희 국무위원들도 어찌 보면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토로하자, 이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에 반대하거나 동의 못 하겠다고 한 소수의 국무위원도 있었다. 증인은 그 자리에서 아무 말씀도 안하셨죠"라고 질책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신의 재판을 이유로 한 전 총리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하자 "형사재판에서 선서 거부하는 것은 처음 본다"며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했다.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재판부를 모욕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이하상·권우현 변호사에 대해 감치를 선고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명씨로부터 14차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유죄로 인정했다.
김건희 여사가 동일한 혐의로 별도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는 배치된다. 김 여사 사건은 오는 16일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있다.
김 여사 무상 여론조사 수수 사건 1심 재판장은 우인성 부장판사였다.
우인성 재판부 판단과 이진관 재판부 판단이 엇갈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인성 재판부는 당시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수수한 금품 중 2022년 4월 수수한 800만원 상당 샤넬 가방'에 대해 알선수재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이진관 재판부는 건진법사 전성배씨 1심에서 해당 샤넬 가방 또한 청탁의 대가로 인정했다.
통상 주요 사건 하급심은 재판부별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경향을 보이는데, 이번에는 같은 쟁점을 두고 상반된 하급심 결론이 나온 것이다.
다만, 대법원이 오는 16일 김 여사 사건 상고심에서 2심 판단을 수긍해 상고를 기각하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이날 1심 판단도 2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동일한 쟁점에 대한 대법원 선고가 임박했다면 이를 지켜본 뒤 1심 판단을 내리는 게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더 적절했다는 지적도 법조계 일각에서 나온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 조용현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동일한 쟁점에 대해서는 통일된 판단이 필요하다"며 "같은 쟁점의 사건에서 1·2심이 무죄로 나와 대법원 선고가 예정돼있다면 피고인 입장에선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이를 항소해서 다퉈야 하는 절차적 불이익을 (입게 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중기 특별검사팀 박노수 특검보는 이날 판결 선고 뒤 "비로소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이 선고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